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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하게 음악 하려면 시작을 말라

코로나 이후 음악인은 고난의 길이다.

2년가까이 지속되는 모든 공연의 축소와 그에 따른 연주기회의 상실이 이유다.

코로나 전에도 음악의 길은 힘들었다.

쉼없는 매일의 연주로 턱받침으로 눌린 턱의 굳은 살과

손가락은 바이올린 현의 은가루가 검게 문신처럼 밖혀 아무리 딱아도 지워지지 않곤 했다.

 

음악이라는 시간예술이라는 특성상 그 한 순간을 위해 다 쏟아 부어야 했기에

육체적으로 고단한 하루 하루 였지만 그래도 공연을 한다는 열정과 사람들과의 교감으로

피곤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

신기할 정도로 신나는 날들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 공연을 한다는 행위조차도 필수가 아니라서 사라져 버린

세상이 된것이다.

안타깝게도 몬트리올심포니의 단원 중에도 파마씨에서 일하는 점원등의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그들 음악인생에서 최고의 경력을 만들어야 할 나이 인데 말이다.

이때 홍난파의 노래가 들려온다.

“반 타고 꺼질진댄 아예 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아니 타고 생나무로 있으시오/ 탈진댄 재 그것조차 마저 탐이 옳소이다” 사랑에 대한 열정만으로 들리지 않았다.

‘어정쩡하게 음악 하려면 시작을 말라’는 준엄한 경고처럼 들렸다.

가끔 학부모들이 진학상담을 할 때 말한다.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그러는데 한 1~2년 연습하면 대학 갈 수 있는 악기가 무엇인가요?”

 

오래되었지만 변하지 않는 생각들이다.

하프 사면 대학간다.... 무슨 악기는 몇개월 배우면 대학간다..

공부 못하면 예체능을 해야 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 아직도 이어질까.

이것은 지금도 예체능을 천시하는 사람과 함께 어떤 스테레오타입을 만들고 ,

거기에 더 해 또 탈레반 처럼 아예 음악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들도 있다.

홍난파의 말은  그래서 또한 모두에게 말해주는 말이다.

어정쩡하게 음악 하려면 시작을 말라.

기억속의 '도'가 '도'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음악은 영원히 새롭게 만들어진다.

음악은 고난을 극복하는 힘이고, 이 힘을 만드는 음악인이 이때 진정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음악의 힘이면 놀랄만큼 힘이 나고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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